화창한 가을하늘에도 불구하고 방구석에만 쳐박혀 있는 나를 그녀가 꺼내주었습니다. 연애 5년차에 접어 들어서야 처음 하늘공원에 가보았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하늘공원'이란 이름이 좋았습니다.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곧 바로 하늘과 맞닿아 있다는 뜻인지, 억새밭 위로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아 공원이 되어 주었다는 것인지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습니다. 물결치는 억새들이 구름처럼 바람에 실려다니고 있어서 하늘공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한참을 노을 공원을 거닐다 또 그만큼의 시간으로 하늘공원을 걸었습니다. 억새의 군락 사이로 오밀조밀 뻗어있는 작은 길을 걸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오랜만에 유쾌한 웃음으로 마주하는 외출이었음에도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아무말 없이 옆에서 조용히 기운을 북돋아 주는 그녀가 정말 고마웠고 또 그만큼 미안했습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습니다. 바람에 실려온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입가에서 까끌거렸지만, 기분이 정말 상쾌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