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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에 찍힌 날짜를 확인해보니 어느덧 201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12월 31일. 문득 정신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시간을 보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무엇인가를 갈고 닦으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도 아니었고, 재기발랄한 생각으로 삶의 활기를 불어 넣었던 시간도 아니었습니다. 물에 젖어 무거워진 담요처럼 눅눅하게, 기력없이 흘러간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삶에서 통째로 지워져버린 2010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보니 2010년의 무기력이 2011년으로 이어질까 살짝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정신병과 우울증이 왜 생기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것도 같습니다. 도저히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1월 1일. 숫자의 주술에 기대어서라도 2010년의 저주를 털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훌훌 털고 활기차게 한해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먼저 방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 밀린 빨래를 해치워야겠습니다. 창문을 열어 새벽공기로 환기시킨 후, 퀘퀘한 방이 상큼한 피존 냄새로 가득 차게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만들어 2011년을 계획해야 할 때가 된 거 같습니다.
독백 2010/12/31 05:55  트랙백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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