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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 기형도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의 시를 읽다가 몇해전 졸업식 후 기록했던 나의 소박한 다짐을 발견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냥 잊혀졌을 법한 내용들인데, 아직 그 다짐이 유효한지 나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갑자기 간절함, 열망 같은 것들이 몹시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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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2010/08/29 21:53  트랙백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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