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어디쯤에서

목련 꽃이 별처럼 부서져 내리는 밤이었다

기숙사 창문은 닫혀있었고 그 안 쪽은 어두웠다

친구는 가까운데 없었다 댐이 있는 고장에서 수문을 열고 어두운 그림자를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터널은 환했다 누군가의 속을 휘저어 놓고 나는 돌아서서 울곤 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속이 후련했다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대해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 거리의 목련은 만개하고 말았다

냉장고는 떠내려가고 나무는 물살을 따라 가지를 구부리고,
휘발류를 하천에 쏟아부으며 하류에서 큰 불이 일기를 꿈꾸었다

광장은 펄펄 끓었지만 넘치지 않았다
머릿속은 온통 더럽고 지저분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달빛 아래 머리를 두고 잠이 들었고
아침이면 떨어진 꽃잎처럼 도로 위로 번지고 있었다

 

『시현실』 2018년 봄호(71호)

집시의 詩集 2020. 1. 13. 02:04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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