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10분동안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중얼거리기

어두운 그림자가 책상 위 스탠드 아래 웅크리고 앉아있다. 나는 지금까지의 기억을 불러내었다. 목을 꺾고 있는 스탠드가 밝히고 있는 곳은 가장 평화로운 곳이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점점 책상에 멀어진다. 쿠쿠쿠 쾅, 운명 교향곡을 검색해서 들었다. 베토벤의 초상이 조금 웃기다고 생각했다. 베토벤의 표정을 생각하면 운명 교향곡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멜로디가 기하학적으로 변환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크고 무거운 것이 시간차를 두고 낙하하고 있다는 인상이 었다. 그것은 다시 튀어오르지 못하는 소리들이다. 나는 모니터가 두 개다. 처음부터 두 개였던 것은 아니고, 어느 순간 두 개가 되었다. 사람들이 인과관계를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인과관계는 언제나 인위적이었다. 항상 사후적으로 벌어진 일을 지칭했다. 그것보다는 그 두 개의 모니터로 내가 볼 수 있는 세계에 대해서 상상하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그들의 얼굴이 가끔씩 화면 속으로 들어왔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내가 바라는 일이 아니다. 여행용 가방을 요철이 심한 보도블럭 위로 끌고 가는 소리가 창밖에서 요란하다. 소리에도 속도라는 것이 붙어 있었다. 그것은 소리와 속도로 분리할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개념이 아니었다. 공감각적으로 인지되는 현상이었다. 그 분주함의 원인 또는 그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나의 생각을 불규칙적으로 잘라내고 있었다. 처음부터 일관되게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의식은 의문문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의미없는 바람으로 끝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을 하면서도 지켜지지 않는 약속을 하고 있다. 담배를 끊은지 100일정도 지나서 다시 흡연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시작했다고 말하지 않겠다. 나에게는 아직 알약이 많이 남아 있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겠다. 논문의 목차도 다시 짜야한다. 목차라는 것은 아직 쓰여지지 않은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잘못 붙힌 이름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창 밖에서 조롱하는 듯한 웃음이 들려온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우리는 늘 미끄러진다. 생각은 눈깜짝할 사이 사라지고, 언제나 검은 색으로 기억 속에 남는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다시 스탠드 아래에 고요한 평화가 머물고 있다. 미국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생각 난 것은 그들의 어깨에 나가떨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키 스틱은 딱딱했다. 끝이 살짝 구부러져 매끈한 매력이 있지만 무기는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사람에게만 충성을 다한다. 손가락에서 뚝뚝 소리가 난다. 전화를 새로 했지만 어디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나에게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그립니다.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안부를 묻는다. 게시판에는 게시되지 않아도 좋은 내용의 메모들이 붙어 있다. 승희는 전화를 받지 않고, 나는 집에 가기전 스탠드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빛을 보고 있다. 1930년대 순수문학의 당대 감정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순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표상하는 기호들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고민했다. 서술어를 쓸때는 더 솔직해야 한다. 글을 쓰는 것은 언제나 현재적 사건인데, 나는 과거 시제를 통해 나의 기억을 조작한다. 지금이라는 현재 순간에 과거를 떠올려 쓴다. 그것은 과거부터 계속해서 떠올렸던 생각이라기 보다는 지금 현재 바로 자판 위에서 만들어진 생각이다. 머리로 생각했다기 보다 내 손가락의 패턴화된 움직임이 기억해낸 결과다. 조금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해야겟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솔직해 질 수 있다. 서로에게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책상 밑에서 한기가 몰려온다. 세상은 언제나 점진적이며 연속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의 뇌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연락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내가 원하는 것만큼 나를 환대하지 않았다. 그것이 나를 외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그만큼 독하게 마음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8/2/27).

나쁘게 말하다 2020. 1. 16. 23:12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pyright ⓒ 내가 쓰는 한 권의 두꺼운 책, All Rights Reserved. Since 200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