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강의|실수 행위들
1) 여기에서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실수 행위(Fehlleistung)를 연구대상으로 강연을 시작한다. 잘못 말하기, 잘못 읽기, 잘못 듣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계획을 실행했다가 잊어버릴 때의 (지속적이 않은 일시적) 망각, '일시적으로만'이라는 조건이 빠졌을 때인 잘못 놓기와 잃어버리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정신분석의 관찰 재료는 일반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사건들, 다른 학문들에서 너무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어 무시되는 것들, 이른바 현상 세계의 쓰레기 같은 것들이다.
2) 실수의 이러한 모든 작은 특징들은 단지 주의력 박탈이라는 이론을 가지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잘못 말하기'의 경우를 추적해 봅시다. 이제 사람들이 다른 식으로도 잘못 말할 수 있었을 텐데도 왜 꼭 그런 식으로만 잘못 말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잘못 말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해 볼 수도 있다.
메링어와 마이어(한사람은 언어학자이고 또 한 사람은 정신 의학자)라는 두 명의 학자가 잘 못 말하기의 문제를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다루어 보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그들은 의도했던 말이 잘못 나오게 되어 빚어지는 왜곡 현상의 종류를 혼동, 선발음, 후발음, 혼합, 대치 등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이 두 명의 학자가 사례 수집에 근거해서 시도하고 있는 설명 방식은 매우 불충분한 것이다.
잘못 말하기의 형태 중에서 가장 일반적이면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자신이 말하려고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의 말을 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물론 음운 관계나 유사성 효과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대신에 그 반대 어구가 훨씬 강한 개념적 유사성을 띠면서 심리적인 연상 작용 속에서 서로 특별히 가깝게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등장한다. 또 다른 경우는 자연스러운 어떤 다른 연상이 떠오를 때이다.
3) 그러나 지금까지 '잘못 말하기'에 대한 연구는 그 발생과는 관계없이 잘못 말하기의 영향 그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주의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몇 가지 사례에서는 잘못 말하기의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그것은 잘못 말하기의 작용도 어쩌면 자기 자신의 고유한 목표를 추구하는, 그 자체로서 완전히 유효한 심리적 행위로서 내용과 의미를 지닌 행동 표현으로 파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까지 계속 실수들에 관하여 논의해 왔는데 이제는 그 실수들도 때로는 완전히 <정상적인> 행위인 것같이 생각된다. 그 행위들은 기대되거나 의도했던 행위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들어섰을 뿐이다.
4) 시인들이 시적 표현의 방법으로 잘못 말하기나 그 밖의 실수들을 사용해 온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들은 그것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1) 여기에서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실수 행위(Fehlleistung)를 연구대상으로 강연을 시작한다. 잘못 말하기, 잘못 읽기, 잘못 듣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계획을 실행했다가 잊어버릴 때의 (지속적이 않은 일시적) 망각, '일시적으로만'이라는 조건이 빠졌을 때인 잘못 놓기와 잃어버리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정신분석의 관찰 재료는 일반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사건들, 다른 학문들에서 너무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어 무시되는 것들, 이른바 현상 세계의 쓰레기 같은 것들이다.
2) 실수의 이러한 모든 작은 특징들은 단지 주의력 박탈이라는 이론을 가지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잘못 말하기'의 경우를 추적해 봅시다. 이제 사람들이 다른 식으로도 잘못 말할 수 있었을 텐데도 왜 꼭 그런 식으로만 잘못 말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잘못 말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해 볼 수도 있다.
메링어와 마이어(한사람은 언어학자이고 또 한 사람은 정신 의학자)라는 두 명의 학자가 잘 못 말하기의 문제를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다루어 보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그들은 의도했던 말이 잘못 나오게 되어 빚어지는 왜곡 현상의 종류를 혼동, 선발음, 후발음, 혼합, 대치 등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이 두 명의 학자가 사례 수집에 근거해서 시도하고 있는 설명 방식은 매우 불충분한 것이다.
잘못 말하기의 형태 중에서 가장 일반적이면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자신이 말하려고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의 말을 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물론 음운 관계나 유사성 효과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대신에 그 반대 어구가 훨씬 강한 개념적 유사성을 띠면서 심리적인 연상 작용 속에서 서로 특별히 가깝게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등장한다. 또 다른 경우는 자연스러운 어떤 다른 연상이 떠오를 때이다.
3) 그러나 지금까지 '잘못 말하기'에 대한 연구는 그 발생과는 관계없이 잘못 말하기의 영향 그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주의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몇 가지 사례에서는 잘못 말하기의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그것은 잘못 말하기의 작용도 어쩌면 자기 자신의 고유한 목표를 추구하는, 그 자체로서 완전히 유효한 심리적 행위로서 내용과 의미를 지닌 행동 표현으로 파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까지 계속 실수들에 관하여 논의해 왔는데 이제는 그 실수들도 때로는 완전히 <정상적인> 행위인 것같이 생각된다. 그 행위들은 기대되거나 의도했던 행위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들어섰을 뿐이다.
4) 시인들이 시적 표현의 방법으로 잘못 말하기나 그 밖의 실수들을 사용해 온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들은 그것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꽃
꽃은 검은 옷을 입고 있다
그 옷은 大地로 만들어 입은 것이다
그 옷을 완성하기까지 꽃은
누구에게도 그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꽃의 그 옷은 아주 작은 것이다
거대한 대지의 한 조각을
꽃의 겨드랑이에
잎으로 이어 붙인 듯이……
꽃은 발 밑에 붉은
구두를 살짝 내려놓는다
나는 그 작은 꽃을 사랑한다
내 걸음을 멈추게 하고
허리를 구부려 냄새를 맡게 하는 그 납작한 코를
꽃은 훨훨 옷을 입고 들판을
가로질러 아득히 사라져간다
환한 대낮에,
나는 등불을 높이 쳐든다
꽃씨는 그렇게 익어갔다
등불을 검게 달구듯, 까맣게
꽃은 검은 옷을 입고 있다
그 옷은 大地로 만들어 입은 것이다
그 옷을 완성하기까지 꽃은
누구에게도 그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꽃의 그 옷은 아주 작은 것이다
거대한 대지의 한 조각을
꽃의 겨드랑이에
잎으로 이어 붙인 듯이……
꽃은 발 밑에 붉은
구두를 살짝 내려놓는다
나는 그 작은 꽃을 사랑한다
내 걸음을 멈추게 하고
허리를 구부려 냄새를 맡게 하는 그 납작한 코를
꽃은 훨훨 옷을 입고 들판을
가로질러 아득히 사라져간다
환한 대낮에,
나는 등불을 높이 쳐든다
꽃씨는 그렇게 익어갔다
등불을 검게 달구듯, 까맣게
송찬호, <10년 동안의 빈 의자>, 문학과지성사, 1994 中
